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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erth - 2 2 낮이 되면 모두들 집을 비운다. 누군가는 일을 가고, 누군가는 일자리를 찾으러 다니고, K양은 학교를 나간다. 내가 묵은 방 천장은 단열재없이 얇은 탓인지 해가 뜨고 채 얼마 지나지 않아 후끈해지는 열기에 잠을 깰 수 밖에 없었다. 대충 잠을 깨면 대충 밥을 먹고 대충 씻고 대충 옷을 갈아 입다보면 대충 한 낮이 된다. 40도를 웃도는 더위지만, 워낙 건조한 탓에 그늘 밑이라면 땀에 젖는 것만큼은 피할 수 있다. A형은 어머니와 친분이 있는 분의 아들이다. 그래서인지 많이 챙겨 주었다. 힘 써서 공장에 이력서도 내 주시고, 맛있는 것도 사주셨다. 그럼에도 일을 구하지 못하자 학원을 다녀보는게 어떻겠냐고 조언해 주었다. 왠지 다들 나보다 나를 더 걱정해 준다. 나는 그저 모든게 새롭고 신기했다. 버스를.. 더보기
Perth - 1 1 퍼스는 더운 도시이다. 내가 도착한 4월 초[각주:1], 곧 우기가 시작 될 테니 서둘러 오라는 A형의 조언이 무색하게도 퍼스의 4월 날씨는 화창함, 메마름, 더위로 그 넓디 넓은 대륙을 뒤덮고 있었다. A형의 도움을 받아 방도 아닌, 거실도 아닌 애매한 곳[각주:2]을 잠자리로 마련하게 되었고, 그 곳의 넓이는 호주 대륙의 광활함일까, 혼자 남게된 내가 느끼는 외로움일까 하는 고민 보다 과연 이 사람들과 같이 잘 지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는 첫날 밤을 보냈다. '이 사람들' 이란 정확히 말해서 당시 나보다 먼저 방을 잡고 지내던 사람들 세명과 주인네 자매[각주:3] 이렇게 다섯명을 말하는데, 가장 재밌는 사람은 단연 S형일 것이다. S형은 나보다 약 1달 앞서 이 집에 자리를 잡았다는데, 첫.. 더보기
La vie est ailleurs Chiang Mai, 2011 더보기
La vie est ailleurs Wat Pho, 2011 더보기
La vie est ailleurs Gold Coast, 2011 더보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