Perth - 2 2 낮이 되면 모두들 집을 비운다. 누군가는 일을 가고, 누군가는 일자리를 찾으러 다니고, K양은 학교를 나간다. 내가 묵은 방 천장은 단열재없이 얇은 탓인지 해가 뜨고 채 얼마 지나지 않아 후끈해지는 열기에 잠을 깰 수 밖에 없었다. 대충 잠을 깨면 대충 밥을 먹고 대충 씻고 대충 옷을 갈아 입다보면 대충 한 낮이 된다. 40도를 웃도는 더위지만, 워낙 건조한 탓에 그늘 밑이라면 땀에 젖는 것만큼은 피할 수 있다. A형은 어머니와 친분이 있는 분의 아들이다. 그래서인지 많이 챙겨 주었다. 힘 써서 공장에 이력서도 내 주시고, 맛있는 것도 사주셨다. 그럼에도 일을 구하지 못하자 학원을 다녀보는게 어떻겠냐고 조언해 주었다. 왠지 다들 나보다 나를 더 걱정해 준다. 나는 그저 모든게 새롭고 신기했다. 버스를.. 더보기 이전 1 ··· 8 9 10 11 12 13 14 ··· 33 다음 목록 더보기